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 내분이 일어난 이른바 ‘주먹질’ 사태에 오현규(23·셀틱)도 입을 열었다.
한국 축구는 14일 영국발 외신 보도로 큰 충격에 빠졌다. 영국 유력 언론 ‘더 선’은 “손흥민이 아시안컵 4강전 전날 팀 동료들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더 선’은 “이강인 황인범(즈베즈다) 등 몇몇 선수들은 식사를 마치고 탁구를 치기 위해 일어났다. 평소 ‘원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손흥민은 탁구를 치려는 무리들에게 타이르며 말렸는데 이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졌고 손가락을 다쳤다”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낱낱이 전했다.
외신 보도에 대한축구협회(KFA)도 인정했다.
협회에 따르면, 대표팀 숙소 식당 바로 옆에 탁구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요르단전(4강) 전날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이 식사를 마치고 탁구를 즐겼고, 손흥민 등 대표팀 고참급 선수들이 이들에게 요르단전을 앞두고 있으니 자중하라는 식으로 꾸중을 했다. 과정에서 이강인 등이 대들었다.
손흥민이 격분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도 주먹질로 대응하면서 사태가 커진 것이다. 손흥민은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파악된다. 다행히 충돌 직후 선수들이 서로 화해하면서 크게 번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수들끼리 물리적 충돌 때 클린스만 감독이 자리에 있으면서 목격했음에도 별다른 제지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끼리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에서 요르단과 4강전을 치른 한국은 0-2로 패하고 64년 만의 우승 도전을 허무하게 마쳤다.
‘주먹질’ 사태 당사자로 지목된 이강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며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제가 앞장 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축구팬들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클린스만호 공격수 오현규도 ‘주먹질 사태’를 언급했다. 사건이 전해진 후 오현규 공식 SNS에는 악플로 도배됐다.
한 네티즌은 오현규 SNS에 “탁구 재밌게 쳤니? pl 챔피언쉽 수준 셀틱에서도 주전 못먹는 수준이면 말이라도 잘 들어라”라며 악플을 남겼다.
이에 오현규는 “잘 알지도 못하고 그냥 막무가내로 찾아와서 욕하는 수준 참 떨어진다”라며 답글을 남겼다. 악플에 참다 못해 남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 출전한 전북현대 수비수 김진수는 이와 관련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아시안컵을 끝내고 국가대표 은퇴 시사 발언을 했던 손흥민은 최근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와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얘기는 다시 꺼내고 싶지 않다”며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이지만, 이것도 축구의 일부다. 정말 아픈 경험이지만, 다시 승리해 이를 극복하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